시애틀은 원래 눈이 많이 오는 도시는 아니지만, 이번 2월에는 예상보다 많은 눈이 내린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체감일지도 모르겠으나, 여하튼 눈이 많이 왔다.
눈을 좋아해서 눈 쌓인 도심의 경치가 아름다워 보이긴 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점도 많다. 일단, 출근이 난감. 특히 시애틀은 도로에 경사가 많고 제설 작업이 충분하지 않아 눈이 오면 도로 상황이 크게 악화된다.
겨울철에 시애틀을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은 눈길에 대비해 대중교통 이용 시 주의할 점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글을 남겨본다.
시애틀의 버스 시스템은 평소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지만, 눈이 오면 문제가 많아진다.
• 시애틀은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 아니라서 버스 노선이 눈길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 일부 버스 노선은 경사가 심한 도로를 지나는데, 눈이 내리면 이 구간들이 운행 중단되거나 우회 노선을 따르게 된다.
• 버스가 지연되거나 아예 운행이 취소되는 경우도 많아, 출퇴근이나 외출할 때는 항상 버스 앱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눈이 많이 온 날에는 King County Metro에서 제공하는 Winter Weather Service를 참고하면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애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꼭 필요한 것이 ORCA 카드다. 이 카드 하나로 버스, 경전철, 페리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 유저들에게는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 현재 ORCA 카드 앱은 아이폰과 연동되지 않는다. (버스비를 내려고 기계에 탭하면 자꾸만 애플 페이 월렛이 실행된다. 버스 기사님이 그냥 타라고 해서 공짜로 탔다.)
•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휴대폰에서 가상 카드로 결제할 수 있지만, 아이폰 유저는 여전히 실물 ORCA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 실수로 카드를 두고 나가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항상 지갑이나 가방에 챙겨 두는 것이 좋다. (혹은, 캐쉬로 $3을 내는 방법이 있다. 거스름 돈은 받을 수 없다는 점 참고.)
1. 대중교통 일정 확인: 눈이 오면 King County Metro 앱 또는 Transit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버스 운행 상태를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다.
2. ORCA 카드 챙기기: 아이폰 유저는 실물 카드를 꼭 챙겨야 한다. 혹은 현금 $3을 내도 된다.
3. 미끄럼 조심: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면 길이 많이 미끄러워진다.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신발에 등산용 스파이크를 씌워 걷는 사람들도 있다.)
4. 여유 있는 일정 세우기: 눈이 오면 대중교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보다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나도 이번에 버스를 타고 이틀 내내 출퇴근을 해보려고 했는데, 그 중 하루는 아예 버스가 우리집 앞 언덕 정거장을 내내 pass하는 바람에 결국 눈이 좀 더 녹기를 기다렸다가 차를 운전해서 출근했다.